하루 수백명 악수… “손이 아픈 게 대수겠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세 하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홍은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전혼잎 기자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5일 오전 9시30분 서울 홍은동 자택을 나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품에는 연필로 고치고 또 고친 유세 연설문과 보리차가 든 보온병이 들려있었다.



매일 계속되는 유세로 혹사당하는 목을 보호하기 위해 부인 김정숙씨가 준비한 차다.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문 후보였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문 후보는 자신의 회색 카니발 차량에 오르면서도 엄숙한 표정으로 “선거는 결국 (당선이) 돼야 하는 것”이라며 “끝까지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의 이날 첫 일정은 어린이날을 맞아 국회 잔디밭에서 열린 장애아와 비장애아 가족들의 봄소풍이었다. 그는 평소의 ‘전투복’인 정장과 구두 대신 노타이 셔츠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어린이들과 공굴리기를 하며 어울렸다. 30분 뒤 국회 앞 여의도 당사에 나타난 문 후보는 국민이 만든 10대 공약발표 기자회견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잇따라 소화했다. 그는 회의에서 “선거는 간절함의 싸움이고 누가 더 간절한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승부가 나는 것”이라며 “우리가 조금 우위에 있다고 느슨하거나 자만해 언행에 실수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도 재차 같은 당부를 했다고 한다.

포항으로 향하는 KTX에서 문 후보를 다시 만났다. 이동하는 사이에도 유세 연설문을 거듭 확인하고, 또 시민들뿐 아니라 열차 승무원들로부터 쏟아지는 사진 요청에 응하느라 잠시의 휴식도 취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는 ‘손은 괜찮냐’고 묻는 기자에게 피멍은 가라앉았지만 손톱에 긁힌 상처가 남아 있는 손등을 보여주며 “이제 괜찮다”고 빙그레 미소 지었다. 문 후보에겐 하루에도 수백, 수천 명의 시민들과 악수를 하다 생긴 ‘영광의 훈장’이다. 문 후보는 “손이 아픈 것이 대수겠냐”며 “빠듯한 일정에 지치다가도 시민들이 환호해주고 힘내라고 외치면 피곤이 가신다”고 전했다. 문 후보를 만난 지지자들 역시 악수를 자제하고 하이파이브로 반가움을 표시하면서 그를 배려했다.

대선 ‘재수생’인 문 후보의 말에서는 지난 패배에 대한 미안함이 묻어났다. 세월호와 국정농단 사태, 또 이로 인해 추운 날씨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드는 국민들을 보면서 자신이 잘못한 탓인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때 이른 더위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면서도 지난 대선보다는 장미대선의 선거운동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겨울에 치르는 대선은 너무 추워서 나도 그렇지만 시민들이 고생스러워서 지금이 낫다”는 설명이다. 평소 작위적인 연출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는 조금이라도 나은 인상을 주기 위해 머리 염색까지 감행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후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경북 포항시 중앙상가길에서 열린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포항과 부산을 연이어 찾았다. 참모들에게 “부산에서는 꼭 50%를 넘기고 싶다”고 몇 차례나 말했을 정도로 신경을 쓰는 지역이다. 문 후보는 포항 북구 중앙상가길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최순실ㆍ박근혜 국정농단의 공범들이 아무런 반성 없이 또 다시 정권 잡겠다, 이거 대구 경북을 호구처럼 여기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남포동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씨와 나란히 유세차에 올라 두 팔을 번쩍 들어 보이며 ‘전국 통합 대통령’을 강조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거리를 가득 메운 2만 5,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대통령 문재인’을 외치며 화답했다.

포항ㆍ부산=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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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홍은동 자택 앞에서 지지자와 대화하고 있다. 전혼잎 기자/2017-05-05(한국일보)


작성일 2017-10-11 17: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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