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가 차기 정부 장관 제청?


황 총리 ‘대선 직후 사의’ 표명

부총리 내각 제청권 헌법엔 없어

법조계 “정치적 합의 통해 가능”

정치권 “기본 역할 넘어 논란 여지” 사상 첫 보궐선거로 치러지는 19대 대선은 차기 정부의 첫 내각 구성과 관련한 여러 법적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 기간이 없어지면서 새 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의 내각 추천권 행사의 길이 막힌데다, 이를 우회할 국무총리 권한대행의 제청권 행사에 대한 헌법적 해석도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의 내각 구성 어려움은 인수위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예견됐다.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은 19대 대선 직후 인수위를 45일 운영하고 당선인이 지명하는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무위원 후보자를 추천해 내각을 구성하는 법안의 통과를 시도했으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새 총리 후보자의 추천권이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 때문에 처리를 포기했다. 차기 정부의 조속한 내각 구성을 위한 정치적 노력이 ‘위헌 논란’의 벽에 막힌 것이다.

문제는 황 권한대행이 지난 4일 “대선이 끝나면 바로 사인(私人)이 될 것”이라며 물러날 뜻을 표명하면서 더 복잡해졌다. 황 권한대행 사퇴 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총리 권한대행을 맡아야 하는데, 권한대행 부총리의 내각 제청권은 헌법 어디에도 관련 조항이 없다. 현행 헌법 87조 1항은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명시했을 뿐, 권한대행인 부총리에게도 제청권을 주는지 여부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의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헌법재판소 공보관을 역임했던 노희범 변호사는 7일 “헌법에 명시적 조항이 없다고 해서 유 부총리가 권한대행으로 총리의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며 “원론적으로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역할을 일부 수행한 것처럼, 차기 대통령이 지명하는 새 총리 후보자는 유 부총리라는 우회 통로를 이용해 제청권을 형식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차기 대통령이 유 부총리와 정치적 합의만 한다면, 새 총리 후보자와 함께 내각 구성을 위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정치권에선 유 부총리의 제청권 부여는 지난 3월 인수위법 개정 시도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논란만 부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정권 운영을 위한 필수 영역에서 일부 역할은 했지만, 대통령 권한의 핵심인 인사권까지 행사하진 않았다”며 “헌법 조항의 부존재는 그 자체로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하는 만큼, 유 부총리가 새 정부의 첫 총리 임명까지 국무회의 운영 등 기본 역할 이상을 할 경우 정치적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작성일 2017-10-11 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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